부활의 아침 - 이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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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아침 - 이유정


조금은 특별했던 성금요일 온라인예배 후기를 나눈다.
고대 전쟁에서 약소국가가 강한 국가에게 사신을 보낸다. 왕은 사신에게 잔을 준다. 독을 탄 잔일 수도 있지만 무조건 마셔야 한다. 나라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잔을 마시는 사신의 마음이 어땠을까?ㅜ
예수님도 인간의 몸을 입고 계셨기에 십자가의 잔이 너무나 큰 죽음의 고통으로 다가왔다. 할수만 있거든 지나갔으면 하셨지만 결국 자신의 원보다 아버지의 원대로 하시기를 구하셨다.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마 26:39)
나에게 부담되는 십자가의 잔이 무엇인가? 할수만 있거든 지나가기를 원하는 잔이 있는가? 영혼 깊은 곳을 샅샅이 몸부림치며 살핀다.
코로나 장기화로 지쳐 쓰러져 있던 영이 보인다.
'이 정도면 좋사오니' 안주해 있던 영이 보인다.
목놓아 부르짖지 못하고 억눌려 있던 영이 보인다.
년초부터 하나님의 뜻을 구하던 갈망이 벌써 사그러진 모습이 보인다.
잠시 방향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어른 아이가 보인다.
말씀 후 부르짖으며 기도할 때 영혼이 깨어났다. 억눌림에서 풀어진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구한다.
"아버지의 원대로 하소서"
생각해본다. 나에게 십자가의 은혜가 무엇인가? 나는 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삶의 그 허무함을...
마치 예리한 칼로 영혼을 도려내듯, 그 깊은 정신적 공허와 끝없는 방황이 얼마나 절망스러운 것인지를...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자살도 불사하려했던 그 시절에 불쑥 찾아오신 예수님
그때 주님은 신경쇠약과 대인공포증으로 바닥까지 무너져있던 나에게...
썩고 부패한 마음이 곪아 터지기 일보 직전이던 나에게...
정욕과 욕망의 정죄감에 회의하던 나에게...
생의 의미에 대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시지 않았다.
삶의 의미에 대해 가르치시도 않았다.
어떠한 정죄나 지적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존재대 존재로, 따스한 환대로, 깊은 존중으로, 한없는 사랑으로 나를 초대하셨다.
'유정아
왜 너 혼자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가니?
내게로 와라.
내 짐은 가볍다'
다시 생각해봐도 은혜다.
그 깊은 허무와 절망을 품으신 십자가 사랑이다.
부활의 아침
다시 한 번
그 은혜의 강물에 나를 던져본다
오늘 찬양할 가사의 고백으로...
은혜로다 주의 은혜
날 살리신 주님의 큰 은혜라
은혜로다 주의 은혜
날 살리신 주님의 은혜
큰 죄에서 날 구했네
한량없는 주님의 큰 은혜라
아들 피로 날 살렸네
측량 못할 주님의 은혜
그 은혜 내 맘에
영원히 나를 붙들고 가네
그 은혜 평생에
영원히 나를 일으키시네
(은혜로다 / 윤석주)


사진과 글은 이유정 목사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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