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닌 교회 -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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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다닌 교회 - 김형준

교회를 한 곳에 오래 다니다 보니, '내 교회', '우리 교회'라는 말이 입에 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그냥 붙는 게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교회를 통한 신앙과 '신앙 인격'과 '신앙적 삶'과 '신앙 생각'이 교회를 배경으로 형성됩니다. 교회의 형태가 내 신앙 생활의 일부가 된 것입니다. 특히 더 열심히 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에게는 더합니다.
성도가 교회를 잘 떠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부담이 없고 낯설지 않는 편안한 집이나 고향 같은 느낌을 얻게 됩니다. 교회가 엉터리여도 교회를 버리지 않는 성도들이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좋은 현상인 것 같지만, 교회로 인한 상처는 그만큼 데미지가 큽니다. 자신과 안 맞는 목회자가 있게 되면, 삶의 한 부분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아픔을 느낍니다.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얼마나 힘들게 내리는 결정인지 목회자들은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같은 교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같은 교회를 다닌다면, 오래 같이 밥을 먹는 식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람보고 함부로 나가라고 해도 안 되고, 상처를 줘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피를 나누는 형제를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 감리교평신도신문 대표기자 / 글과 사진은 김형준 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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